지난 수요일, 워디랩스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워크 디자인 세미나가 성황리에 잘 끝났습니다. 마흔분이 넘는 분들이 와주셨고, 4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뜨겁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의 디자인’ 이라는 키워드를 들으시고 흔쾌히 오시겠다 약속 해주신 연대 송규봉 교수님을 모시고 진행한 이번 세미나는, 저희에게 아주 큰 의미였답니다. 하나의 아이디어가 서비스의 씨앗이 되고, 그 서비스가 자라 누군가와 함께 하는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벅찬 마음이었어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사진으로 워크 디자인 세미나의 분위기와 내용을 간단히 나누어 드릴게요.
동영상 스케치 영상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ZpHb6mZLPqk
세미나는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첫 시작- ‘일의 얼굴’ 이라는 주제로 1시간 정도 강의를 했어요. 펜과 종이를 모두에게 나누어 드려서 ‘오늘 내가 바라보는 일의 얼굴’ 이라는 주제로 그림과, 자신의 언어로 정의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분에게, 일이란 이렇게 밝고 즐거운 얼굴이네요.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다양한 자신의 일에 대한 초상화를 그려주셨어요.
저의 주제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우리가 바라보는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일을 포지션, 필드, 조직 문화, 사람등의 4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서 질문을 던져보고, ‘일이 그냥 싫다’ 혹은 ‘힘들다’로 자신의 상태를 정의하기보다는 조금 더 구체화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에게서 ‘완벽한 만족과 행복’을 오랫동안 느끼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쾌락 적응과 정서적 예측 오류’로 이야기 했었지요. 또 ‘일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사칙 연산을 통해 어떤 공식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지도 모두에게 여쭤보았습니다. 세미나에 오신 분들은 기억하시지요? 저의 대답은 공감은 더하고, 왜곡의 프레임은 제거하고, 정보를 곱한뒤, 행동을 나누는 것으로 소개를 드렸어요.
그리고 정말 고대했던, 송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5월 초에 귀국해 마침 청강의 기회가 생겨 송 교수님의 리더십 강의를 듣고, 제가 입이 떡 벌어져라 감동을 했었는데..이번에도 역시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일을 하면서 정말 많은 교수님을 뵈었지만.. 송 교수님 처럼, 강의의 질, 양 그리고 인품 모두를 다 고루 갖추신 분의 수업을 듣는 것이 그리 흔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 만큼 저에게는 청량한 공기 같은 수업이었어요. 1시간 수업을 요청 드렸을때, 1학기 분량의 슬라이드를 주실 때 부터 이미 눈치는 챘지만, 얼마나 열심으로 강의를 해주셨는지.. 저희 모두 다 감동했습니다. 아, 송교수님의 강의는 지도와 데이터로 살펴보는 일의 미래 였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비춰진 저희의 모습이었어요. 알파고, 덴마크의 대학생들, 고은 시인, 조정래 작가, 피카소.. 교수님 덕분에 만나본 사람들의 숫자가 과연 몇 명일까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열정을 다해 강의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레이스의 마지막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세미나 날 아침에 따끈하게 배달 온, 워디박스를 모두에게 나누어 드리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이야기 드렸던가요? 그레이스는 타고난 강사, 교육자입니다. 아니 교육경험을 디자인 하는 경험 설계 디자이너가 더 정확하겠네요. 보통 강의전달과 컨텐츠 개발을 동시에 다 잘하기가 힘든데, 그레이스는 이 두개를 모두 다 잘 하는 능력을 가졌어요. 감각도 남 다르고, 본인이 어떻게 ‘일의 디자인’ 해야 하는 지를 아주 영리하게 아는 파트너 이지요. 세션 내내 저는 엄마 미소를 품고, 그레이스를 아주 흐뭇하게 바라보았답니다. 7년전 처음 만난 그때에 비해, 우리 모두 다 행복하게 성장하고 있고,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벅차기도 했고요.
이 워크 디자인 박스, 워디박스 교육 도구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시작한지 딱 반년. 어마어마 하게 개발에 투여된 시간, 노력, 디자인, 노동력.. 그레이스가 특히 고생을 했고, 조셉과 디자인 팀도 정말 수고한 저희의 작품입니다. 시간적 제약으로 자세히 설명 방법에 대해서 안내 해 드릴 여유가 많이 나지는 못했지만, 세미나에 오신 분들에 한해서 나중에 간단한 동영상 작업을 해서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하려고 해요. 4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역시 늘 그렇듯 저희가 준비한 것이 늘 넘쳐, 시간이 부족했답니다.
이 박스는 한국의 대학, 대학원, 창업 관련 기관, 기업 교육으로 두루 쓰일 예정이예요. 한국 시장을 넘어 외국 시장에도 소개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표기했고요. 저에게는 너무 이쁘고 사랑스러운 박스입니다. 디자인 적으로도 좋고, 색감도 맘에 들고요. 현재 싱가폴의 한 대학과도 이 워디박스를 기반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콜라보를 준비 중입니다. 나중에 더 자세한 소식이 구체화 되면,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아래의 컷들은, 사진 작가님이 담아주신 워디박스의 구성품 입니다. 나중에 워디박스가 담고 있는 철학, 사용 방법, 대상자 등의 이야기는 따로 뉴스레터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해볼게요.
5월 초 열흘이 되는 징검다리 휴일로 등록이 늦어져 혹시 오시는 분들의 숫자가 적으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그 모든 고민이 기우가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수요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들어온 남편이 (강의를 하나도 못 알아 들음에도!) 끝까지 멀리서 저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어 정말 고마웠답니다. 그리고 세세하게 신경 써주고 모든 일을 꼼꼼히 챙겨준 우리 지니와 지혜에게도 다시 한번 큰 감사를 전합니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강의를 준비하니 가끔은 숨도 차고 버겁기도 했지만, 그래도 늘 그렇듯.. 제가 제일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민을 기꺼이 나누어 주신 분들로 부터 얻는 통찰, 같이 세미나를 준비하는 분들의 정성과 마음, 작은 아이디어로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생각의 씨앗을 나누어 준다는 작은 기적. 그런 것들로 모인 인생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저희는 참으로 부족하고, 느리고, 어리숙하지만.. 저희가 가진 목표, 철학, 본질을 오랫동안 기억해 세상에 좋은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해야 겠다고 다짐한 하루였습니다. ‘일을 다시 디자인’ 하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 앞으로도 더 많이 나누고 싶어요.
2017년 5월, 한국의 봄 날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고 희망 찹니다. 이 봄날이 주는 행복한 에너지, 그 열과 빛이 작게나마 뉴스레터를 받으시는 독자분들에게도 나누어 지길 소망해 봅니다.
세미나가 끝나고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지, 어제와 오늘 몸살로 고생해서 뉴스레터가 좀 늦었어요.
오늘 이 메일로 하루를 잘 마감하고, 가족들과 좋은 주말 시간을 보내고 이제 다시 싱가폴로 돌아갑니다. 저희는 또 각자의 자리에서 파종하고, 물을 주고, 또 새로운 새싹을 키워보겠습니다.
눈이 시릴정도로 파란 하늘에 새삼 감사하며!
Be wodian,
Jasm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