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리고 3일이 지났습니다. 워디 독자 분들은 연초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다짐들을 하곤 합니다. 저도 매년 새해가 되면 올해에는 이렇게 변화해봐야지 하는 계획과 목표를 세워서, 다이어리에 적기도 하고 달력이나 노트북 한쪽에 써 두곤 합니다. 그러다 3일째가 되면, ‘작심삼일’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낸 선조들의 통찰에 감탄하면서 처음의 열렬했던 마음이 희미해지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리고 그 해 연말이 되면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조차 기억하기 어려운 경험을 몇 번이나 반복하곤 했습니다. 워디독자분들은 어떠신지요?
오늘은 작심삼일의 위기를 맞은 제게, 지속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던 유용한 팁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작년 말에 워디레터로 안내드린 ’12개의 라이프 스킬’ 중에서, ‘1월:계획의 기술’에 관해 워디랩스 팀이 함께 나눈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바로 ‘제임스 클리어(James Clear)’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입니다.
원제목인 Atomic Habits에서 ‘Atomic’은 형용사로 ‘원자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뜻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극도의 작은 하나의 요소’이면서, ‘막대한 양의 힘을 내는 근원’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저자인 제임스 클리어는 하루 1% 정도의 아주아주 작은 변화를 디자인하고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을 인지과학과 행동과학의 관점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제임스는 이야기합니다.
흔히 몸매를 가꾸든, 회사를 운영하든, 걱정을 덜하고 더욱 편안하게 지내는 것이든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중략) 원하는 학교 성적, 체육관에서 들고자 하는 역기 무게, 사업을 해서 얼마를 벌어야 하는지를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그런 목표들 중에서 성공한 것은 극히 일부였고 대부분 실패했다. 나는 내가 얻어낸 결과들이 처음에 세웠던 목표와는 거의 관계가 없고, 사실 모든 것은 시스템(과정)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p.43)
제임스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많은 계획 또는 목표가 실패하는 이유로, 목표를 생각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반면에
목표 달성을 위해 내게 맞는 최적의 시스템을 고안하는 데는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우리 삶을 구성하는 원자와 같은 습관을 미세하게 개선시키는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나쁜 습관이 반복되는 것은 나의 의지가 약해서라기보다, 변화하기 어려운 나쁜 시스템 속에 내가 있기 때문인 것이지요.
그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 즉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행동변화는 ‘결과> 과정> 정체성’의 세 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바깥 층인 결과(outcome) 변화는 살을 5kg 뺀다거나, 경기에서 우승을 한다거나 하는 것으로, 보통 계획이나 목표는 대부분 이 부분과 관련이 깊습니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결과 아래층인 과정(process) 변화는 매일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업무 시작 전에 책상을 정리한다거나 하는 것으로, 우리가 세운 습관 대부분이 여기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깊숙한 층인 정체성(identity) 변화는 세계관, 자아상 등 스스로 가지고 있는 믿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개선된 시스템을 위해서는, 이 세 단계 모두가 각각의 방식으로 중요하지만, 저자는 좋은 습관의 지속을 위해서는 변화의 방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습관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결과 중심의 습관을 형성한다. 그러나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세워야 한다. 이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집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중략) “날씬해지고 싶어(결과). 이번 다이어트를 계속하면 날씬해질 거야(과정).”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행동만 생각한다.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믿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음을 깨닫지 못한다.(p.54)
예를 들어 금연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담배를 권한다고 했을 때, 상대방이 “괜찮습니다, 담배 끊었어요”라고 대답하는 것보다 “괜찮습니다. 전 흡연자가 아니거든요”라는 대답을 할 때 자신을 더 이상 흡연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러한 정체성이 습관을 지속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진정한 행동 변화는 정체성 변화에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믿는대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변화하겠다고 결심하는 것만으로는 변화하지 않습니다. 조금씩 매일매일 미세하게 진화해 나가는 자아에게, 작은 습관들은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증거를 제공함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혹시, ‘난 아침형 인간이 아니야’, ‘난 늘 지각해’, ‘난 수학을 정말 못해’, ‘난 운동을 싫어해’, ‘난 책을 보면 졸려’,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해서 믿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혹시 자신에 대한 믿음과 세계관이 좋은 습관과 계획을 방해하고 있다면, 방해의 조각들을 점차적으로 지우고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정체성으로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즉, 나는 이 계획과 목표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스탭이 됩니다. 그리고 그 후에 작은 성공들로 스스로에게 증명해 나가면 되는 것이죠.
2020년 새해의 계획과 다짐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나요?
그리고 3일이 지난 지금,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신지요?
작심삼일의 고비를 맞은 오늘, 아주아주 작지만 아주아주 강력한 위기탈출의 팁이 저에게 유용했던 만큼, 독자 여러분의 계획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레터를 보냅니다.
또한 올 한 해 더욱 건강하고, 힘 있고, 기쁘고, 감사한 2020년이 되시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
Be Wodian,
Ellie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