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든 장면이 멈춘 듯한 싱가포르에서 인사드립니다. 잘 지내고 계셨지요?
이제 싱가포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 어는 때보다 더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서 밥을 한끼 먹고 싶어도, 그런 모든 것들이 다 불법이기 때문에 (6개월의 징역형도 받을 수 있어요!) 정말 가족이 아닌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모두 불가능해졌습니다. 남편도, 저도, 두살반된 딸아이도 모두 집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사실 제대로 된 일을 하는게 너무 어려워 졌지요. ^^;
매일 유치원을 가서 뛰놀던 아이가 집에서만 있어야 하니 그 넘치는 에너지를 어른들이 받아야 해서, 저희도 같이 새로운 루틴 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시간에서 병원에서 아픈 환자들을 돌보고 매일 고되게 일하고 계시는 의료진들을 생각하면 저희가 겪는 불편함은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암튼 그나마 다행인건, 한국은 그래도 싱가포르보다 훨씬 더 상황이 좋다고 해야 할까요? 2월까지만 해도 싱가포르 보다 한국에 있는 가족이 더 걱정이였는데, 전세가 그 사이 역전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휩쓸고 간 전세계 국가 중에 한국이 가장 피해를 덜 보고 그리고 빠르게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Lockdown을 하지 않고도 그래도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일인지요!
물론 아직 학교도 개강을 못했고, 회사에 출근을 못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분명 멀지 않은 시간에 그 건강했던 삶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늘 개인의 위생에 신경 쓰기등 소소하지만 아주 중요한 것들만 우리 모두 지키고 배려한다면요.
자, 근황을 잠깐 이야기 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이번달의 주제는 바로 ‘협상’ 이랍니다. 마침 최근에 제가 협상에 관련해서 블로그에 글을 써둔게 있는데요, 그 블로그 글을 여러분께 보여드리면 어떨까 생각해서 링크를 걸어봅니다. 한달 전쯤에 저희 딸의 친구, 같이 아파트에 서는 꼬마의 생일 파티에서 만난 두 아빠와의 대화에서 생각하게 된 내용이예요. (이 글을 쓸때만해도, 생일 파티 같은게 가능했었군요! 흑흑)
열심히 일한 그는 왜 한푼도 받지 못했을까?
이 글을 쓰고도 느낀 것이지만 협상의 가장 큰 장애물은 제가 생각하기에, 바로 ‘(거절 당할까봐) 묻지 않고 요구하지 않았던 우리의 관성’ 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묻는 것이 귀찮아서, 묻는 것이 두려워서, 묻는 것이 힘이 드니까 하지 않던 우리의 습관들. 한번에 고쳐지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불편함을 이겨내지 않고는 발전도 없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 정규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저도 아직도 이런 부분이 어려울때가 있습니다. 협상을 해보는게 서로에게 분명 득이 될거라고 생각하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이기적으로 보일까 두려워 하는 마음에, 거절 당할까 겁이나서 ‘묻지 않을때’가 저에게도 분명 있습니다. 근데 그 끝이 꼭 후회로 남더라고요.
‘확인해 볼걸, 물어라도 볼걸, 이런 조건에 이렇게 제시했으면 사실 그 쪽에서도 이익인데.. 왜 말을 못했을까?’ 이런 생각이요. 네, 협상의 스킬은 원래 타고 나는게 아니라 이렇게 길러지는 것이랍니다. 천천히 운동을 한달해서 생기는 근육과 1년해서 생기는 근육이 다르듯이요. 좀 괴로운데, 그 시간이 꼭 필요해요. 마음의 근육, 생각의 근육은 그냥 나이 먹는다고 자라지는 않더군요.
협상을 해보라고 지인들에게 권유하면 가끔 오해를 받곤 합니다. 협상을 그냥 무작정 요구하고 떼를 쓰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이죠. 앞뒤 없이 ‘요구만 하라’ 라는 뜻이 절대 아니랍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의견을 잘 전달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의 결과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볼까를 같이 고민하는 것은 절대 이기적인 것이 아니예요. 목소리를 크게 할 필요도 없고 핏대를 세울 필요도 없어요. 부드럽게 묻고, 다시 부드럽게 대답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몇번더, 협상에 대한 작은 사이즈의 팁을 더 드려볼게요. 드리는 글을 읽고, ‘그러네, 나도 다음에는 조금 용기내 물어볼까? 질문해 볼까?’ 를 결심하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럼 다음주에 다시 돌아올게요!
봄꽃같은 월요일 되시길 빌어요.
Be wodian,
쟈스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