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도 끝도 없는 믿음

저희집 뒷마당에도 남천나무의 빠알간 열매가 무르익은 늦가을이 왔습니다. 해마다 저는 이 시기 즈음에는 많이 아프곤 합니다. 주로 감기지만, 이번에는 원인 모를 체증으로 많은 고생을 했었지요. 한 해를 열심히 살아온 몸이 좀 쉬라는 강한 사인을 보낸 듯한데, 늘 아프고 나야 건강이 최고였지 하고 무한 반복 반성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저의 무지에 깊이 반성하곤 합니다. 참.. 자랑하고 싶은…

안식년을 가지며 👋

올해가 이제 두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어요. 작년에 연말에 하는 리츄얼에 대해서 글을 쓴게 엊그제 같은데, 그 사이 일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렀네요. 시간은 정말 쏘아놓은 화살처럼 지나가죠. 워디랩스 (그전에 SBL까지의 시간을 합치면) 를 운영한지도 벌써 5년이 됩니다. 지난 5년은 제 인생의 모든 달고 쓴 맛이 다 섞인 시간이었어요. 일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약혼, 결혼,…

워디랩스의 3년 🎂

워디랩스가 4살이 되었습니다. 4년 전 가을 단풍이 들기 시작할 즈음의 어느 날, ‘일’ 때문에 너무 울고 웃어서 모였던 사람들이 함께 뜻을 모았던 워디랩스는,  무럭무럭 자라 이번 주 4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미운 세 살도 잘 넘긴 워디랩스를 보니, 그동안의 많은 일들이 마치 영화처럼 지나가는 듯합니다. 처음 회사가 만들어졌을 때, 워디랩스가 가진 비전은 하나였습니다. ‘일과 사람의 관계 회복’. 어쩌면 평생 동안 해야 하지만 누구도 어떻게 관계를…

내가 혹시 꼰대?

얼마전 전직장 동료이자 지금은 친구로 지내는 분을 만났습니다. 제가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아는 그녀는, 일에 대한 이런 저런 고민을 털어놓곤 합니다. 최근 부사수를 새로 맞이 하면서, 고민이 생긴 듯한 그녀는 “요즘 애들 말이야.. 정말 생각보다 힘들어” 로 시작하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일을 가르쳐줘도, 배우려고 하는 의지가 없다. 하루종일 메신저로만 일한다. 좀, 친해지려고…

지금, 뜨거운 석탄을 손에 들고 있나요?

며칠전 시내에서 친구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평소와는 다르게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식당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이상해서 자초지종을 물었지요. 그날 아침 본인이 3개월 넘게 준비했던 프로젝트를 런칭하고 다른 나라의 부서에도 관련 내용을 뿌렸는데 갑자기 홍콩과 중국 지사에서 반대의 의견을 내었다고 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은 아무런 반대가 없다가 런칭하는 당일날, 갑자기 메일로 일방적인 ‘No’를 표시하는 동료에게 그녀는 화가…

에너지를 지켜라! ⚡

계절의 기운이 바뀌어서인지 부쩍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요즘입니다. 해가 늦게 떠서 그러는거라고 위로를 해보지만, 그 핑계만을 대기에는 일으키기 무거운 몸과의 사투가 이전보다 힙겹게 느껴집니다. 사실 요 몇 일간은 체력적으로 부침이 되는 날이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고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시작되었고, 하루를 늦게 마감하는 일이 종종 있었고, 갑작스레 2주 앞으로 다가온 이사를 준비하고,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다 집에 오면 기절하듯 잠이 들고. 어딘가 야금야금 체력을 갉아 먹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혈기왕성했던 20대 초반에는 어찌나 힘이 남아돌았는지, 귀한 줄도 모르고 건강을 흥청망청 써댔었습니다. 나의 에너지는 매일같이 새롭게 솟아나는 걸로 착각하고 지내던 어느 날, 서른을 앞둔 건강검진 결과를 통해 ‘아, 건강이란 관리를 해야하는 것이구나‘라고 크게 깨달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해내고 싶은,…

돈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아침저녁으로 이제 찬바람이 느껴지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어젯밤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체크무늬 베딩에 조금 따스한 솜을 넣고, 포근한 침대 속에 들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어요. 날씨의 변화를 코끝으로 느끼다 보니, 제가 올 한 해 어떻게 살아오고 있는지 심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 초에 워디라운지에서도 공유한 적이 있는데, 가끔 이런 시기에 저는 아래…

넌 참 아름답구나 😍

비록 며칠 동안 비가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태풍이 오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의 이 시원한 가을은 꿀같이 달콤하기만 합니다. 한국에 온 지 6일째, 특별할것 없지만 너무나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엄마표 찌개를 나누어 먹고, 동네 안의 작고 소박한 놀이터에 아이를 놀리고, 시간을 쪼개 강의를 하는 스케줄. 한국에 살았다면 기억나지도 않을 반복적인 일상이었을 그 작은 시간들이 제게는…

철학자 황제의 명상일기 👑

왜 그런 때가 있습니다. 뭘 해도 꼬이고 안 해도 꼬여서, 어디서부터 엉켰는지 돌아볼 힘도 없게 기운이 빠지는 날. 일을 하면서 크고 작은 파도를 만나는 것은 일상과 같지만, 가끔은 연이어 쏟아지는 쓰나미급의 파도로 탈탈 털려버려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 되는 그런 때를 만나기도 합니다. 대개 그런 날은 이어폰 볼륨을 최대로 틀어 신나는 음악을 플레이 하기도하고, 집나간 넋을…

멈추지 않으면, 천천히 가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꾸준히 무엇인가를 해 본 경험이 있나요?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어린 시절 참을성이 없고 무엇이든 오래 하지 못하는 학습태도를 가진 아이였습니다. 지금 제 아이에게도 일주일에 한 번 방문 선생님이 오시는 학습지를 시키고 있는데, 제가 어린 시절에도 있었거든요. 제 동생이 7년 동안 학습지로 꾸준히 공부할 때에, 저는 3달을 넘기지 못했고 피아노, 성악, 수영, 등도 오랫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