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워지는 날 만큼 기력도 떨어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오늘은 하지인데요, 일 년 중에 낮이 제일 긴 날이라 그런지 햇볕도 아주 기세가 등등합니다. 오늘의 일은 어떠셨는지요?
저는 지난 몇 달간 교육, 광고, 건설 등 전혀 다른 분야의 몇 개의 회사들과 프로젝트를 동시 다발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각각의 일들은 요구하는 내용이나 범위가 달랐고, 원하는 마감 기한은 주 후반이나 월 말로 몰려있었습니다. 조직 안에서 여러 팀과 협업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저의 업무량이 어느 정도 인지 디테일하게 고려하며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해 내는 제가 펑크 나지 않도록 관리를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백팩에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미팅 전 후나 이동할 때 등 틈이 날 때마다 언제 어디서든 꺼내어 이메일이든 보고서든 확인하고 작성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후딱 해치워서 넘기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가득했거든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틈을 이용하여 어디서든 수시로 하는’ 이 전략은 삐그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일 처리 속도도 향상되지 않고 머릿속에서 일이 뒤섞여 과부하가 오더니 몸이 힘들다고 신호를 보내옵니다. 그렇다고 쉬어야 하나 하고 시간을 내 쉬어봐도, 개학 앞두고 밀린 일기 생각으로 괴로워하던 초등학생 때처럼 마음도 편치 않았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양이었는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스케줄러를 보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업무 시간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한에 쫓겨 ‘일에게 관리당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간과했던 부분은 내가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나의 업무 리듬을 찾기 위해 스스로를 살펴보고 실제 적용해보는 여러 시도를 하며 저를 관찰해보았습니다.
나에게 일을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자.
저의 경우는 워드나 한글 프로그램으로 차분하게 정리해야 하는 일은 조용한 공간에서 늦은 오후 시간이 집중도가 높았고, 조사나 자료 검색은 즐겨 듣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해가 밝은 낮시간이 효율이 높았습니다. 저는 커피를 참 좋아하는데요, 완전히 몰입해서 일을 할 때에는 카페인보다는 그냥 물을 마시는 것이 좋았습니다.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메일이나 메신저보다는 직접 통화를 하는 것이 더 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전 회사에 다닐 때에는 점심 먹고 한참 꾸벅꾸벅 잠이 올 오후 3시 즈음에 향수를 촥촥 뿌리시는 이사님이 계셨는데요, 향을 맡으며 주의가 환기시키던 그 방법은 저에게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 중 가장 집중에서 일을 하셨던 순간은 언제 어떤 공간에서였나요?
행복하게 일하기란 너무너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일을 마냥 피할 수도 없다고 하면, 좋은 성과를 내며 오래 즐겁게 일하게 만들어주는, 나에게만 유효한 스마트 워크 방식을 찾아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만약 혼자서 탐색하시기 어렵다면 7월 8일 준비되어 있는 워크 디자인 워크숍에서 같이 찾아보는 것도 탁월한 방법이 되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오늘 지나면 여전히 무더운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모쪼록 내일 마주할 나의 일과 즐겁게 마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Be Wodian,
Chi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