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워디랩스 지니입니다. 작년 이맘때 워디랩스에 합류하여 싱가포르에서 한국에 오면서 ‘지금 서있는 그 곳이 나의 무대’라는 제목으로 워디레터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가는 날이기도 해요 🙂 짧게도 또 길게도 느껴지는 지난 일년, 짐 정리를 하면서 ‘나는 지난 일년 한국이라는 또 워디랩스라는 무대에서 어떤 사람이었나’를 생각해 봅니다.
여느 누구와 다름없이, 또 응당 그래야하듯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변이 없었다면 그렇게 쭉 이직과 퇴사를 고민하며 회사원으로 살고 있었을 저인데. 운명처럼(?) 무언가에 이끌려 싱가포르에 가게되었고,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헤드헌터 일을 하면서 그리고 싱가포르라는, 일의 환경이 한국과는 다른 곳에서 업무를 하면서 ‘일’이라는 주제로 누구보다 많이 고민해왔고, 또 일때문에 웃고 우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했지요. 저 역시도 그 울고 웃는 사람들 중의 하나이기도 했고요.
그러다보니 ‘일’이라는, 때론 무겁고 버겁게도 느껴지는, 그러나 늘 쥐고 가야하고 함께 살아야하는 일과 어떻게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어떻게 이것을 잘 다루며 살 수 있을까를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고민하고 연구했던 일의 생산성같은 문제나 특정 회사에 입사하는 법이 아닌, 어떠한 형태로든 평생 해야하는 일 안에서 편안하고 즐거울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막연한 생각뿐이던 저에게 워디랩스는 그 생각을 풀어내 보일 수 있는 최적의 플랫폼이었고, 그렇게 지난 일년 ‘일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함께 연구하고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선 저 스스로도 제 일을 새롭게 디자인해야했어요. 지역, 분야, 업무, 근무형태 등 모든 면에서 변화가 생겼거든요.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그리고 채용에서 교육으로 바뀐 업무, 모든것을 제로부터 만들어 나가야하는 스타트업이라는 조건, 멤버들이 모두 흩어져있어 모바일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것 등 무엇 하나 기존과 같은 것이 없었습니다. 이 새로운 변화가 신선하고 즐겁다가도, 한계와 어려움에 부딪혀 무너지는 순간들도 많이 있었어요. 너무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던 것들이 더이상 당연하게 주어지지 않을때, 그것들을 얻기위해 팀원들이 백방으로 뛰면서 하나하나 우리 손으로 만들어간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치는 것도 분명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비단 워디랩스 뿐만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겪는 상황이므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 멤버들을 만나면 우리만 이해하는 그것들로 동지애 비슷한 것을 느끼기도 했지요.
이렇게 지난 일년 제 일을 새롭게 꾸미면서, 그리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보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을 만나고 또 자신의 자리에서 일을 새롭게 디자인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워크디자인의 기본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인간과 일의 관계 회복’ 그리고 ‘직업적 창의력’.
워크디자인에서 메인으로 이야기하는 이 두가지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고 또 귀결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죽을때까지 일은 해야하고, 피할수 없으니 즐기며 일해야한다’는 다소 자기체면적인 다짐을 넘어선 더 적극적인 의미로 일을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연애하고 결혼했으니 이 사람과 그냥 ‘살아간다’가 아니라 새로 맺게된 그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나와 상대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혼자보다 둘일때 더 많은 시너지를 만들고 다시 그것을 누리며 사는것 말이에요. 둘이라서 더 어렵고 힘들때도 있지만, 그것 역시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면서!일을 하지 않을때보다 함으로써 머리 아프고 고단하기도 하겠지만, 일 안에서 그것들을 나를 자극하는 ‘건강한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고, 일이 나를 발전시키고 또 내가 일을 발전시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대하는 것입니다. 그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되, 완벽한 배우자가 없듯이 모든것을 다 갖춘 일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선택할 일은 애정을 갖고 키워나가는 것이지요. 이 마음이 없다면, 나와 일의 관계가 틀어져있다면, 그 불안한 지반위에 세울 수 있는 성은 없으니까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소스들은 그 한계가 없이 세상에 쏟아져나오고 있고, 우리의 일의 형태와 의미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소스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취사선택하여 일에 적용해보고, 변화를 주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힘. 그 창의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다음 단계의 성쌓기를 할 수 있겠지요.
워디랩스에서의 지난 일년, 워크디자인을 원하는 많은 분들을 도우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이 가치가 너무도 쓸모있게 받아들여짐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현재의 자리에서 일과의 관계를 재정립함으로써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고, 나의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또는 전혀 새로운 것과 융합하여 시도해보거나, 나만의 아이템을 찾는 등 우리의 일을 더 즐겁고 효율적이고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은 의외로 많이 있었어요. 저 또한 스스로 새로운 환경과 조건 안에서 워크디자인을 적용해보고 만들어가면서, 그 전과는 다르게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확인하기도 했고요.
이제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가, 익숙하지만 또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해야하는 시점에서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일을 어떻게 디자인해야하는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믿음직스러운 지원군을 가지고 시작하는 든든한 마음이 듭니다. 또 나라는 한 사람에게 하나의 일, 하나의 회사만 짝을 맺어놓던 이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지역, 일의 내용, 업무의 형태 등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많은 케이스들을 통해 확인했고, 다양한 일을 하나로 잘 아울러 관리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도 배웠으니, 잘 해보려고해요. 싱가포르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는 일, 워디랩스의 일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저에게 올 새로운 일까지 잘 매니징하는, 마스터 워디안으로 거듭나는 것이 저의 다음 목표입니다 🙂
한국에서 그리고 오프라인으로 자주 만나지는 못하겠지만, 꾸준히 워디랩스의 파트너로서 활동을 할 예정이고 워디레터를 통해서도 여러분께 인사드릴거에요. 앞으로도 워디랩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Be Wodian,
J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