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워디랩스 지니입니다. 얼마전에 대학생 후배가 헤드헌터/리쿠르터라는 직업과 해외취업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줄수 있겠느냐면서, 인터뷰를 요청해왔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을것이고, 해외취업도 대학생들에게 주요 관심사 중에 하나지요. 아직은 생소한 리쿠르터라는 직업도 궁금했을거구요. 저에게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것 같아 그러겠노라 답변을 주고 전화로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Generation Z에 대한 각종 데이터와 분석은 채용분야에서도 화두인지라 저도 관심을 두고는 있었는데, 인터뷰하면서 요즘의 대학생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가슴 한켠에 품고 있는것, 정말로 이루고 싶은것은 무엇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느껴볼 수 있었던것 같아요. 꽤 오랜 시간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인터뷰 말미에 후배가 “가슴뛰는 일을 찾고 있는 후배들게 해주고 싶은 줄 이야기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것들을 정리하면서 원하는 일을 찾는 나름의 방법론도 공유하고, 휘둘리지 말고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해보자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인터뷰 마지막 질문이 여운처럼 남더군요. 가슴뛰는 일이라.. 나는 가슴뛰는 일을 하고 있을까? 매일 눈뜨면 습관처럼하는 시작하는 이 일을, 가슴 뛰는 설레임과 벅찬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하면서 가슴이 뛰었던게 언제였지? 얼마나 즐기며 일하고 있는걸까 나는?…… 커리어 컨설텅을 나의 천직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는 저이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이 질문이 주는 파동이 컸습니다. 사실 이 질문을 처음받은것도 아니었어요. 워크디자인 워크샵이나 개인 컨설팅을 통해 만난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나의 가슴을 뛰게할 일’이 무언지 또 그것을 어떻게 찾아야하는지 궁금해하고, 지금 하는 일에서 그런 열정을 느끼지 못해 괴로워했으니까요. 최근 바빠진 업무로 잠잘 시간 줄여가며 일을 하고 있던지라, 심신의 피로감에 유독 그 질문에 의미부여를 하는건가 싶었습니다. 결국 저 자신에게는 ‘음.. 난 이 일을 잘하고 싶고,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데. 그게 늘 가슴뛰고 즐거운지는 잘 모르겠다..’는 시원하지 못한 결론만 남긴채로 그날 하루를 마무리해야 했지요.
며칠 후, (적어도 제 눈에는) 가슴뛰는 일을 하고 있는것 같은 주변 지인들에게 넌지시 물었습니다. ‘당신 일이 당신의 가슴을 뛰게하나요? 당신의 일을 만나서 기쁜가요? 그 일과 당신은 어떤 관계인가요?’ 조금 생각이 필요한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응 그런것 같은데. 난 이 일을 하는게 좋은데!’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건 왜 물어봐?’하는 표정으로 ‘티비에서 그 코메디언이 하는 말 못들었어? 배우자에게 항상 가슴 설레이면 심장 터져 죽는다잖아!’하며 우스갯 소리로 응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 주변 사람들뿐이긴 했지만, 몇몇 사람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원치 못했던 제 감정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공유해준 다양한 반응, 의견들 속에서 그 핵심에 무엇이 있는지 발견했거든요!
우리가 ‘가슴뛰는 일’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때 함께 따라오는 이미지들이 있지요. 마치 연애를 시작했을때처럼 생각만해도 웃음이 지어지고, 짜릿하고, 빠져들게 만드는 그런 느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벌떡 일어나서 하게 되는, 이거 아니면 안될것 같은 일을 상상하게 되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던것 같아요. 머릿속에는 그런 그림이 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것 같으니, 나는 가슴뛰는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거지요. 그런데 말이예요, 저런 마음이 드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제게 질문을 받았던 지인들도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있어 앞서 말한 감정들이 그 근거로 삼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오히려 일을 하면서 겁이 나고 두려울때가 많다고 고백(?)들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어떤 일을 시작할때 한껏 의욕에 차고, 소위 그 가슴뛰는 감정이 느껴지겠지요. 하지만 그 뒤에는 온갖 고생과 수고스러움이 기다리고 있잖아요. 설레는 기회이지만, 함께 오는 고생까지 감내하고 싶지는 않다면 그 일을 내 가슴을 뛰게하는 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오히려 지금 당장 불안하고 힘들고 어려워도, 그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그 마음. 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보고 싶은 그것. 일 자체가 아니라, 그 후에 얻어질 결과와 성취, 나의 성장이 기대될때야말로 내 일을 만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난 후에 주어지는 달콤한 열매. 그 열매에 우리 심장은 펄떡이는 환희로 보답해줄거구요.
이 생각을 하니, 함께 일하는 워디랩스 파트너들이 가장 먼저 생각나네요:) 일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우리들도 일때문에 힘들고 부딪히고 어려워합니다. 안정된 울타리를 벗어나 이게 무슨짓인가 싶을때도 많았을거고,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눈물도 꽤나 흘렸을거에요.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미치는 영향과 그 결과를 볼때마다 쿵쾅거리며 뛰는 마음을 숨길수가 없고, 다시 그 마음을 동력삼아 열심히 달리고 있거든요.
첫눈에 반해 가슴뛰고 뒤돌아서면 없어지는 그런 감정보다, 가는 그 길이 고생스러워도 같이 있고 싶은 마음. 함께 만들어낸 시간에 뿌듯한 그 마음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거라는걸 배웠습니다. 앞으로 제 일을 디자인하는데 있어 이 배움이 큰 테두리가 되어줄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어요!
Be Wodian,
Jinnie Kim
*워크디자인이 궁금하셨던 분들, 나의 일을 능동적으로 디자인해보고 싶으셨던 분들, 또 나아가 타인의 워크디자인을 돕는 일, 코치로 역할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계셨던 분들!
워디랩스의 강사 양성과정 2기가 오픈되었습니다. 고민하고 계셨다면 이번 기회를 꼭 잡으세요 (자리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신청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워디랩스 강사양성 과정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