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마지막 인터뷰는 언제였나요? 면접날 아침 긴장감에 몰아 쉬었던 숨소리까지 기억날 정도로 최근에 인터뷰를 하신 분도 계실테고, 10년전 첫 입사후 아직 다른 인터뷰를 볼 기회가 없던 분도 계시겠지요. 해가 바뀌며 이직을 결심하고 요즘 열심히 인터뷰를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을거구요.
자, 내일 인터뷰가 있다고 한번 상상해 볼까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 회사의 로고만 보아도 기분 좋아지는, 여러분이 가고 싶어했던 회사라면 좀 더 생생한 상상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말끔하게 차려입고 면접장으로 가는 발걸음에는 설레임도 긴장도 함께 녹아있을것 같습니다. 이제 면접 장소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앞으로 한시간 정도 앞에 앉은 면접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실텐데요. 고대했던 이 한시간의 기회,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실까요? 무슨 말을 하고 싶으세요? 내가 준비된 사람이라고, 이 업무에 적임자라고 어떻게 어필할까요?
‘면접 기회만 있어도 좋겠다’했던 회사와 만나는 기회, 기다려왔던 그 장면을 상상할때만해도 즐거웠는데 말이에요. 갑자기 위의 질문들을 받고 이것이 면접이라는 것을 상기하는 순간, 두둥! 갑자기 작아지는 내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하아.. 왜.. 왜이러는걸까요? 🙂 왜 항상 인터뷰는 긴장되고 어렵고 불안한 느낌을 유발하는 단어로 다가오는걸까요?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인터뷰에 갖고 있는 우리의 선입견(?), 고정적인 이미지때문일거라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의 우리는 ‘인터뷰’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나와 다수의 면접관이 마주 앉아 테니스 코트 양끝의 선수들이 상대의 공을 받아쳐내듯이, 면접관들이 공격적으로 던지는 질문에 실수없이 대답을 해내는 모습을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쏟아지는 질문들, 정답을 말해야하는 지원자, 그들을 평가하는 면접관, 그리고 합격과 불합격으로 이야기되는 면접의 결과. 이 모든 장면들이 인터뷰를 ‘준비된, 혹은 면접관이 원하는 정답을 말하고 통과해야하는 시험’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출발부터 불편한 마음을 갖고 시작하게 만듭니다. 피하고 싶은 대상이 되어버린 인터뷰를 더이상 즐길 수 없는것은 당연하구요.
사실 이 선입견을 버릴수만 있어도, 인터뷰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기만해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인터뷰는 나만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라, 나 역시 회사를 더 알아보고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거든요. 이 회사와 내가 잘 맞을지, 찾고있는 인재가 내가 맞는지, 내가 생각했던 바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회사인지 ‘서로’ 알아보는 기회, 일방적인 ‘시험’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생각해보세요. 나의 의지나 결정에 우선하여 ‘그들의 마음에 들어야하는’ 수동적이고 이유없이 주눅드는 심리적 위치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인터뷰를 훨씬 편하게 대하게 만들어주고 자신감을 업!시켜 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또한 ‘회사에 대한 나의 평가, 나의 선택’이라는 전제 조건이 들어가다보니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도 억울한(?) 마음을 덜 갖게되기도 합니다. ‘내가 알아보고 선택한 회사, 업무’이니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물론, 혹여 그 선택을 번복해야할 때가 와도 회사탓을 하기보다는 ‘다음 선택은 좀 더 잘해보자!’하는 마음이 드는거지요.
한가지 더 도움이 될만한 팁은, 인터뷰라는 상황에 익숙해지는거에요. 인터뷰와 꼭 같은 세팅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낯선 사람과 오랜 시간 대화를 이어나가는것, 누군가에게 내가 했던 업무와 앞으로 하고 싶은 바를 짧은 시간안에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 들어보는것.. 이 모든 활동들이 인터뷰라는 상황을 편안하고 익숙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것 또는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거나, 내용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보완해나갈 수 있는 시간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이런 연습들은 인터뷰를 하루 앞두고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같은 이야기일지라도 반복해서 하다보면, 불필요한 내용은 잘라내고 핵심만 잘 전달할 수 있게되고, 내 생각을 발전시켜 놓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기회를 내 커리어를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보세요. 상대는 나에게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스킬과 경력은 무엇인지, 그들이 앞으로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다들 내 업무에만 집중하며 살다보니,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어디쯤 와있는것인지, 나의 시장성은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인터뷰라는 것을 해본지가 워낙 오래되어 감이 없기도 하구요. 정기적으로 인터뷰 기회를 가져보세요. 헤드헌터들과의 인터뷰도 좋아요. 그리고 그 인터뷰 기회를 그냥 넘기지 말고, 나의 셀링 포인트와 부족한 점을 알아보는, 마켓에서 필요로하는 것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앞으로 내가 어느 방향에 맞추어 경력을 개발하고 다른 준비들을 하면 좋을지 실제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유용한 나침반으로 활용하면 어떨까요? 인터뷰 자체가 목적이 되는것이 아니라, 나의 커리어 설계에 다각도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면 인터뷰도 즐길 수 있게 될거고 더이상 ‘실패한’ 인터뷰는 없을거에요 🙂
Be Wodian,
J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