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도 어느덧 반이 지나갔습니다. 새해가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몇 번의 꽃샘추위를 지나면 흐드러진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 같습니다. 워디 독자여러분들은 이 계절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워디랩스는 요즘 다양한 분야의 많은 분들을 만나서, 제안을 받기도 하고 제안을 하기도 하며 일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영업 또는 세일즈라는 분야에 능통하지 못한 사람이라, 미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마음 속으로 곤혹스러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조금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랬던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의 ‘파는 것이 인간이다(To Sell Is Human)’ 입니다.
“당신이 인지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무언가 팔고 있다!” 다니엘은 출근 전 아이에게 숙제를 하라고 당부하는 것, 나의 아이디어를 팀원에게 공유하는 것, 투자자를 만나 프로젝트의 성과에 대하여 설득하는 것 등등, 하루의 일과 중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일은 세일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존의 세일즈는 전통적인 상품의 판매 행위에서 일어나는 일, 또는 능수능란한 (때로는 사기와 기만이 활개치기도 하는 부정적인) 스킬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사회적, 기술적 변화를 통해 최근 10년간의 세일즈 활동은 모든 면에서 그 이전 100년간의 기간 보다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즉, 눈에 보이는 상품의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자원을 내게 나누어 주도록 설득하는 데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면,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넓은 의미의 세일즈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일까요? 저자인 다니엘 핑크는 가장 가치있는 3가지의 자질을 동조(Attunement), 회복력(Buoyancy), 명확성(Clarity)로 꼽고, 이를 세일즈의 ABC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 중에서 제게 큰 도움이 되었던 부분을 나누고 싶었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세일즈를 더 잘하는가?
흔히 세일즈 또는 영업에 관련된 직종은 소위말해서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처음만나는 사람과도 서스럼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교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적합하다고들 생각합니다. 관련 분야의 이력서에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키워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 외향적인 사람들이 세일즈에 적합한지에 대한 증거는 전혀 없다(!)고 합니다.
‘오리지널스’와 ‘기브앤테이크’의 저자인 애덤 그랜트는 이 사실에 흥미를 가지고 여러가지로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가장 세일즈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그룹은 너무 외향적이지도 내향적이지도 않은, ‘양형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밝혀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세일즈맨으로서 ‘가장 부정적인’ 행동은 적극성과 열의가 지나쳐 고객에게 너무 자주 연락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철저히 검토하는데 적합한’ 사람이고, 외향적인 사람은 ‘응대하기에 적합한’ 사람입니다. 결국 세일즈는 이 두가지의 성향을 적절히 가지고 상대에 따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다행인 점은 인구면에서 이 두 가지의 성향을 가진 ‘양형적 사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세일즈에 적합하게 태어났다고 다니엘은 말합니다.
#무기력은 학습된다 – 긍정적 설명방식의 힘
사실 세일즈에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거절의 경험을 수없이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반응이 올 것이라는 예상을 충분히하고 돌리는 ‘콜드메일’이지만, 막상 회신이 없을 때 전혀 데미지가 없다고는 말 할수 없지요. 그러면 스트레스와 우울감, 짜증과 같은 부정정서를 느끼게 됩니다. 긍정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은 이러한 ‘거절의 바다’에서 헤엄쳐 나오는 방법을 인간의 ‘설명 방식(스스로 부정적인 사건을 설명하는 습관)’으로 풀고 있습니다. 셀리그만은 같은 ‘거절’이라는 사건이라도 “내 잘못이야, 난 이 일에 소질이 없나봐. 이 잘못으로 평생 돌이킬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거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잘못될거야”라는 ‘비관적’인 설명을 스스로 하게 된다면, 결국 일의 능률을 감소시키고, 평범한 문제를 재앙으로 만들어버릴 수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 나 스스로 무기력을 학습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죠.
반면 ‘긍적적’인 설명방식 즉, “오늘 상대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데 불똥이 내게 튀었네. 이 거절은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인거야. 이건 이 케이스에 한정된 일이지, 나의 평균은 아니야”라고 설명하는 사람은 보다 오래 즐겁게 성과를 내며 세일즈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끈기를 주고, 도전 앞에 흔들리지 않도록 침착함을 유지해 주는 것이지요.
#문제 해결자에서 문제 발견자로
‘제이콥 게첼스’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창의력의 연구는 세일즈의 근본과 관련한 통찰을 줍니다. ‘문제해결력’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는 필수 역량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정의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게첼스가 “문제를 잘 해결하는 능력은 문제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는가에 달려있다”고 결론 내린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모 대기업의 인사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지원자의 문제해결능력은 기술, 지식의 우수성이라기보다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답을 들을 바있습니다.
이를 세일즈에 적용하면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진공청소기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브랜드, 가격, 유선인지 무선인지 등등은 고려할 사항입니다. 하지만 청소기를 구매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깨끗한 바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진짜 문제는 창문을 가림막이 시원찮았기 때문일 수도, 아니면 카펫이 원래 먼지가 잘 붙는 재질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바닥을 청소하려는 나의 주요 목표를 더 영리한 방법과 더 낮은 가격으로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게 되겠죠. 물론 나의 문제를 안다면 아마도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문제를 발견하게 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게 해주는, 통찰력을 기꺼이 나누는 것이 성공적인 세일즈로 가는 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다니엘 핑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방식으로 세일즈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말이죠.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다니엘이 ‘할 수 있어!’하고 어깨를 툭툭 치며 북돋워주는 것 같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준 메시지는 누군가를 움직여야 할 때마다 진정한 서비스의 핵심인 다음 2가지 질문에 ‘Yes!’라고 답할 수 있는지 꼭 확인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1. 당신이 팔려는 것을 고객이 사기로 결정했다면, 그의 삶이 개선될까?
2. 이 거래가 끝났을 때, 세상은 거래 이전보다 더 나은 것이 될까?
하루 24시간 동안에도 수없이 나의 서비스, 콘텐츠, 시간, 상품, 체력을 팔며, 동시에 구매자의 역할도 하는 저는 오늘도 위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봅니다. 나의 고객인 교육생, 파트너사, 동료들에게 나는 어떤 세일즈를 하고 있는 것인지 말이죠. 그리고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깁니다. 인간과 일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워디랩스는 우리를 만나는 분들의 워크라이프를 이전 보다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부디 오늘의 워디레터도 독자분들의 ‘세일즈’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몇 일만 지나면 봄일것 같은데, 아직은 바람이 찹니다. 환절기에 감기 걸리기 않도록 건강에 유의하세요.
Be wodian,
chi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