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아래 있지만, 분명 시간은 봄을 향해 온전히 달리고 있습니다. 어느덧 저의 한국 생활도 마무리 할 시간이 되어 이제 다음주면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시드니로 갑니다. 한달 먼저 시드니에 간 남편이 목이 빠져라 저희를 기다리고 있어서 어서 가야 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가족과 친구들에게 또 안녕을 하며 공항을 가는게 결코 쉬울 것 같지 않네요.
배부른 막달에 한국에 와서 집을 마련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반년 넘게 키우면서 정말 많은 분들로 부터 도움과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었어요. 육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큰 탈 없이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주변 분들에게서 받은 넘치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인것 같아요. 특히 일에 관련해서는, 눈빛만 봐도 모든 것을 다 이해 해주는 우리 팀. 출산과 육아로 인한 빈자리를 저보다 더 훌륭하게 메꾸어 주고 도와 주었습니다. 이제 한국의 비즈니스는 이제 한국팀에 오롯이 맡기고, 저는 호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탐색 하면서 천천히 일을 시작할 예정이예요.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가 된 것은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었지만, 한켠 ‘일을 하는 인간’ 으로써의 자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스토리는 제각각이지만, 저의 경우에는 ‘에너지의 고갈’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던것 같아요. 도움을 충분히 받고 있지만 하수구에 물이 빠져나가듯, 저의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지켜내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기운이 빠지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최근에 ‘인간의 동기’에 대한 자료를 좀 찾아보았습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동기부여 과학센터의 심리학자 할버슨 교수는 2백개의 연구를 분석한 뒤에 이런 결론을 내립니다. ‘실행 의도를 설정하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세배 정도 커진다’. 여기서 실행 의도란, 간단하게 말하면 ‘.. 하면 .. 한다’ 라는 공식이에요. 더 구체적으로 행동과 목표를 쪼개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나는 열심히 일할 것이다, 더 협력적으로 될 것이다’ 라는 목표 보다 ‘나는 오늘 누가 인상을 쓰거나 문제를 제기하면 멈춰서 경청한 뒤 그 내용을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 질문할 것이다.’ 훨씬 구체적이지요?
저의 경우는 이렇게 적용해 보았습니다. 저의 아기는 낮잠을 몇번씩 짧게 자는 스타일인데, 그 낮잠자는 시간을 저는 대부분 그냥 흘려보냈어요. 피곤하다는 핑계로 같이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기가 깨기까지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몇 주전 부터는 아기가 자는 것이 확인 되면 바로 요가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합니다. 저에게 실행 의도란 ‘아기가 잠이 들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간단하게라도 스트레칭을 한다.’로 정리 될 수 있겠네요.
이렇게 ‘~하면 ~ 한다’의 공식은 적용이 쉽고 복잡하지 않아서 ‘습관을 형성’ 하는데 좋은 기초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무작정 ‘건강해지자, 운동을 하자’ 라고 생각했던 때 보다 더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티클 모아 태산이라고 그 십분을 모아 운동을 하니 하루에 한시간은 확보가 되기도 하고요. 운동을 하니 전 보다 더 에너지가 생기어 활력이 있어 너무 좋아요.
건강 부분에 적용해 본 팁이 꽤 유용해서 저는 이 팁을 제 삶에 더 많이 적용해 보려고 구상중입니다. 저축과 관련된 습관, 인간관계에 관련된 습관, 그리고 다시 제 일을 디자인 하는데 적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할때, 나는 더 적극적으로 ~ 한다.’는 삶의 만트라로요.
1월 부터 세웠던 목표 중에 혹시나 고치거나 다시 셋업할 내용이 있으시다면, 이번주 주말에 한번 새롭게 실행 의도 공식을 만들어 보시면 어떨까요? 작지만 구체적인 목표로 여러분의 봄이 더 활기 있어지기 응원합니다.
Be wodian,
Jasmine
P.S 지난 반년 동안 이 초보엄마에게 도움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아기 때문에 자주 나가서 만나뵙지 못한 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예요. 잊지 않고 오랫동안 감사한 마음 간직 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호주의 소식을 들고 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