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천둥을 오락가락하던 하늘이 오래간만에 맑은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름의 문턱을 넘어가고있는 요즘, 워디 독자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아마 다음 주초까지 이어지는 연휴를 만끽하고 계시는 독자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에 대하여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을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 된 바 있는 ‘강상중’의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입니다.
재일교포로서 최초로 도쿄대학 정교수가 된 강상중은 일본사회에서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비판적 지식인입니다. ‘고민하는 힘’, ‘살아야 하는 이유’ 등 많은 저서를 통해 일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는 강상중은 이번책에서 ‘일’에 대하여 합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내일을 알 수 없는 역경의 이 시대에,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되는 키워드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일이란 무엇입니까? 왜 일해야 합니까? 간단한 것 같지만 간단하지 않은 이 질문을 만약 정식으로 받게 된다면 저라면 상당히 곤란한 마음이 먼저 일어날 것 같습니다. 이 복잡하고도 심오한 질문에는 여러 답변이 있을 수 있겠지요. 강상중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안에 그 일을 하는 하는 사람의 사회를 대하는 태도가 깊이 연관되어 있으며, 그 일을 하는 그의 인생 그 자체이기도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일에 관해 생각하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그 시대의 상황 인식과 사회적 맥락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는 불안전하고 불확실해졌다고 말합니다. 고성장이 지속되는 좋은 시절은 이미 지나가 다시 돌아올 수 없으며, 기업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호황과 불황의 파도에 대처해야하고, 비정규직의 증가 및 정규직이라도 종신고용을 기대할 수없는 고용 유연화의 지속이 현재 우리가 일하는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점치기 어려운 이 시대, ‘비상 상태’가 계속되는 듯한 오늘 날에는 일에 대해서 기존의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학력 사회의 신화가 끝나버린 지금, 이 시대와 기업은 학력대신 일정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합니다. 내가 모든 일을 스스로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책임지며, 나의 활동을 조정하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이른바 ‘멀티인재’를 원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고 강상중은 지적합니다. 바로 그 일이 내가 생각하는 가치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목적의식과 뜻이 밑바탕에 없다면 아무리 다방면으로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일을 통한 진짜 만족을 느낄수 없으며, 진정한 의미에서 뛰어난 성과도 내지 못할 것입니다.
강상중은 이러한 때일수록 자신의 내적 동기에 진정으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이 나의 동기와 사명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차분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즉, ‘나에게 과연 일이란 무엇일까’를 스스로 물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에 임할 때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이 일을 통해 나는 어떻게 변화하고 싶은지, 또 사회를 위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원점으로 돌아가 진지하게 스스로 질문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저자는 일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자 ‘나다움’의 표현이다’고 답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나다움’의 발견은 무리하지 않고, 잘난 체하지 않고, 작위적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알고 그런 나를 긍정하는 것, 이러한 마음가짐을 의식하면서 나름대로 처한 곳에서 노력하는 데에서부터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이 시작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독서와 역사적 인물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통찰을 얻는 방법은 유용한 조언으로 와 닿습니다.
강상중이 책을 통해 ‘불안한 시대일수록 더욱더 일의 의미를 물어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금의 나는 ‘나’로서 ‘나의 일’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합니다. 멀리 기사를 통해 접하지 않아도, 일을 하며 만나는 많은 분들이 직장의 유무와 상관없이 매일 만나는 일의 상황들에서 마음 한켠에 불안함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 합니다. 이런 때일 수록 나의 일을 나는 어떻게 인식하는지,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분명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나를 지키며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담은, 나를 닮은 일’을 찾는 여정은 저희가 말하는 ‘워크디자인’, 즉 일과 행복한 관계를 맺는 첫 시작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워디 독자분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지요? 어떤 이유로 일을 하고 또는 하고자 하시는지요?
혹시 나를 지키며 일하는 좋은 방법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가지고 계신 좋은 지혜를 저희에게 나누어 주신다면, ‘워디스럽게’ 우리를 잃지 않고 일 하는데 도음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저희들의 방법도 레터를 통해 계속 나누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처럼만에 맑은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쪼록 5월의 하늘을 만끽하시는 편안한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Be wodian,
Chi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