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인터넷 즐겨찾기에는 어떤 웹사이트들이 있나요? 이 질문을 던지면서 저도 제 리스트를 한번 보니, 검색엔진은 물론이고 자주가는 쇼핑몰, 여행 웹사이트, HR관련한 사이트들도 있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자주, 많이 이용하는 웹사이트는 단연 ‘링크드인(LinkedIn)’일텐데요. 아침 출근과 동시에, 심지어 모바일 앱을 이용해서 출근길에서 조차도 링크드인을 보고있으니까요.
지금이야 링크드인 없으면 채용 업무를 어떻게하나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10년전 제가 처음 채용 일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링크드인은 메인으로 쓰이는 인재검색 도구는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주 지역 사용자가 대부분이었고, 인재검색이나 기타 기능들도 지금처럼 세련되지는 않았거든요. 현재는 인사, 채용 담당자뿐만 아니라 사업개발 및 세일즈, 마케팅 업무를 하는 분들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큰 규모의 비즈니스로 성장했지만요. 그런데 아직 한국에서는 링크드인 서비스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이제 막 이용하기 시작하여 아직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많이 계신것 같습니다. 잡포털 사이트라고 생각하다보니, 구직할때 채용건 지원의 목적으로만 링크드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사실 링크드인은 잡포털 사이트가 아니라 ‘전문가들 간의 인맥형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채용건 지원 외에도 링크드인이 제공하는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어서, 커리어 교육중에도 링크드인을 많이 활용하시라고 종종 말씀드리기도 했었는데요. (아 여기서 잠깐! 링크드인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관련이 있고싶은데 말이죠.. 혹시 관계자분 보시면 연락 좀.. 하하!) 현재 우리가 이용중인 커리어 관련 웹서비스 중에 링크드인이 가장 쉽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툴이라 생각하기에, 또 앞으로 한국의 이용자들도 많이 늘어날 것이므로 오늘은 구직자의 입장에서 링크드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몇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앞서 링크드인이 ‘전문가들 간의 인맥형성’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씀드렸지요? 여타의 다른 소셜 미디어와는 다르게 일이라는 주제를 매개체로 서로 온라인 상에서 연결되고 소통하는 장입니다. 간혹 페이스북처럼 개인적인 일상을 링크드인에 기록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아직 서비스가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유독 한국 사용자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링크드인 공간에서 너무 사적인 기록은 (물론 온라인상이지만) 상황에 적절하지 못한 컨텐츠로 보여질뿐더러 나의 전문성을 보여주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어제 친구와 함께 한 저녁 식사나 새로산 옷, 또는 나의 정치적 성향을 보여주는 소위 페이스북에 올릴만한 컨텐츠와는 다르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링크드인의 사진도, 내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는 단체사진,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사물의 사진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단정한 사진을 권합니다. 상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목적이고 일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인 이력서와는 다르게, 링크드인은 쌍방향의 인맥 형성이 목적이므로 상대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적합한 사진을 선택하는 것이 상대로하여금 그가 어떤 사람과 인맥을 맺고 소통하고 있는지에 믿음을 줄뿐더러, 이 공간에 대한 나의 진중함을 보여줄수도 있지요.
프로필 내용 역시 구직을 목적으로하는 이력서가 아니므로 이력서처럼 나의 업무 달성률을 비롯하여 업무의 세세한 내용을 모두 올리기보다는, 각 이력마다 하이라이트가 될 만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용을 위해 나에게 링크드인을 통해 연락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후에 이력서를 따로 송부하면 되므로, 링크드인 프로필 상에서는 내가 어떤 분야에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해서 보여줄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면 충분합니다. 다만, 그 내용에 따라 내 프로필이 노출되는 범위와 빈도가 달라지고, 거기에서부터 나의 인맥 연결이 이루어지므로 내용은 간단하되 나의 전문성을 잘 보여주는 키워드, 또는 내가 노출되었으면 하는 영역의 키워드를 이용하여 프로필 내용을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에요. 사람들이 어떤 키워드 검색을 통해 나를 찾았는지 통계를 본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키워드를 설정하여 프로필을 작성해볼수도 있고요.
정리하자면, 링크드인의 본인 페이지를 작성하실때는
- 내가 누구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내 얼굴이 드러난 단정한 사진
- 이력을 간단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정리된 프로필 내용
- 노출을 원하는 분야에서 나를 검색할 수 있는 키워드가 포함된 내용
- 포스팅은 최대한 업무와 관련한 내용들로 꾸미는 것이 좋습니다.
링크드인이 ‘전문가들 간의 인맥형성’을 지향한다고 말할때,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란 꼭 해당분야에 십수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만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이제 전공을 마쳤거나,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들도 해당 분야에 발을 들이고 경력을 시작하였다면 전문가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프로필의 내용, 공유하는 컨텐츠, 내가 팔로우하는 그룹들을 통해 해당 분야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관련한 활동들을 활발하게 하는 것도 좋은 인맥들과 인연이 닿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메세지를 전달하고 나면 끝나는 한페이지짜리 이력서와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내 컨텐츠를 통해 나를 어필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링크드인의 장점이니까요.
나아가, 관련된 사람들과 인맥을 맺고,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그룹 안에서 배우고, 또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그 일련의 활동들이 커리어 개발, 또 직접적인 구직 구인으로 이어질 수 있게하는 것이 링크드인 활용의 좋은 예시가 될텐데요. 5년후, 10년후에 내가 해보고싶은 일이 있다면, 현재 그 일을 하는 사람의 프로필을 한번 살펴보세요. 또 반대로, 지금 나와 비슷한 일을 했던 사람들이 몇년 지난 지금 어떤 업무들을 하고 있는지 찾아보세요. 어떤 이력을 쌓아 그 자리에 갔는지, 어떤 교육들을 받았는지, 그 사람의 활동 내역은 어떤지 실제의 예를 가지고 공부하고, 내 커리어 계획을 해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제가 링크드인이 경력 개발의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고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인데요. 어떤 채널을 통해서 이런 살아있는 정보를 접할 수 있을까요? 또 내가 속한 그룹이나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의 가장 최신의 정보와 동향들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여러모로 나의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기도하구요.
세상에 어떤 일들이 있는지, 어떻게하면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지금 일 다음에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어떤 길이 있을까?’에 대한 그림 그리기가 수월해지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그 길을 먼저 걸어간 누군가를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요. 그동안은 유명한 사람들의 자서전, 다큐멘터리만이 그 갈증을 해소해줄 유일한 창구였었지만, 이제 링크드인과 같은 채널을 통해 자서전을 쓸만큼 엄청난 이름의 사람이 아니어도 3년 후의 나, 5년 후의 나로 삼고 싶은 사람의 경력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잖아요. 같은 회사의 동료들에게는 솔직하게 오픈하기 어려운 경력 개발 문제, 다른 업계의 사람들은 커녕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 사람들 조차 만날 기회도 많지 않은 현실적인 제약 안에서,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경력 이야기를 보고, 배우고, 내 일을 디자인해 볼 수 있다는 것만큼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을까 싶어요.
오늘 글을 통해 링크드인을 소개드렸는데요. 그 채널을 잘 활용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꼭 링크드인이 아니더라도 유용한 플랫폼과 리소스들을 ‘나의 일을 디자인하는데’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 활용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주어지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내 컨텐츠로 만들고, 의미있는 네트워킹과 활동들을 통해 ‘내 기회는 내가 직접 만든다’는 마음으로 우리가 닿을 수 있는 많은 리소스들을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너무 좋은 세상에 살고 있잖아요:)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오겠지, 나를 불러주는 회사가 있겠지’, ‘관련 전공이 아니라서, 특정 회사 출신이 아니라서’라며 물러서는 모습이 아니라,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도록 운전대 꼭 잡고 힘차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내 일을 디자인하는 워디안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Be Wodian,
J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