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일하는 이탈리안 동료가 조직개편과 함께 8월부터 싱가포르 오피스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새로이 결정되어야 하는 사항들을 위해 이번주 싱가포르에서 일주일 함께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업무 외적으로 틈틈이 싱가포르 오피스의 동료들을 소개하는 것도 제 몫이었는데요. 업무상 교류는 있었지만 만나보지 못했던, 또는 직접 연락할 일이 없었던 동료들의 포지션과 역할을 설명하고 앞으로 우리 일과 어떻게 연관이 있을 수 있는지도 소개해주었지요.
“A는 파이낸스 팀에서 여신 관리 업무를 하는데, 전에 지급 관련해서 우리와 복잡하게 얽혀있던 클라이언트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말 도움을 많이 줬어. 아무래도 파이낸스 쪽이다보니 내가 익숙하지 않고 모르는 것들도 많았거든. 그런데 얼마나 설명을 쉽게 잘해주던지. 이해가 쏙쏙 되니까 클라이언트에게 설명도 잘되고, 그 개념을 이해하고 나니까 다른 어카운트 관리하는데도 너무 편해지더라구. 저 친구 이름이 샘(Sam)인데, 한국에서 선생님을 ‘쌤’으로 부르기도해서 내가 그때부터 ‘쌤쌤’으로 부르고있는데, 그 장난을 너무 좋아해:) 저 친구가 다음에 파이낸스 트레이닝을 하면 너무 좋을것 같아.”
“B컨설턴트는 정말 만인에게 높은 호감을 사는 사람이야. 타고난 커뮤니케이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분위기, 말투, 행동.. 모든게 다 어우러져서 상대를 사로잡는다니까? 아무리 까다롭고 어려운 고객도 B와는 문제가 없어. 아이스크림인가봐 B는. 완전 달달해, 누구나 다 좋아하고!”
“그리고 C는 말야..”
너무 많은 사람을 소개하느라 나중에 한명이라도 제대로 기억하려나 싶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공유해주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동료들에 대해 이야기했지요. 한참을 듣고 있던 이 동료가 빤히 쳐다보며 한마디 하더라구요.
“사람들 성격이나 업무 스타일을 어쩜 그리 자세히 알고있니? 그들의 장점도 잘 찾아내고말야. 네 일을 하는데 정말 도움이 되겠다. 상대를 그렇게 잘 알고하는 칭찬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을것 같아.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인것 같니? 하하”
“아 그래? ‘장점을 잘 찾아내는’ 내 장점은 네가 찾아줬으니, 너도 나랑 비슷한가보네!”
뜻밖의 칭찬에 쑥쓰러워 저렇게 마무리했지만, 역시 칭찬 싫어하는 사람은 없나봐요. 말로 들으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세션을 마무리하고 자리에 돌아와서 동료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정말 내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나의 장점인지. 채용 업무를 하면서 후보자의 강점을 잘 찾아내고 포지셔닝하는 것이 일의 큰 부분이기에, 그동안 이것을 업무적인 역량이라고 이해했지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었나봐요. 그러고보니 팀 리더로서 일을 할때에도 이런 성향이 발휘됐었던것 같아요. “A컨설턴트는 리서치에 탁월하고, B는 후보자 인터뷰 준비를 철저하게 해주지. C는 고객관리를 정말 잘해서 고객에 대해 모르는게 없고, 후보자에게 적절한 정보들을 잘 정리해주는 것 같아.” 이렇게 각 팀원들의 성향을 파악하니까 고객과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컨설턴트들을 배치할 수 있었고, 또 결과도 좋았던것 같고요. 물론, 본인의 강점에 대해 들은 컨설턴트들이 해당 역량을 더 키우고 다른 컨설턴트들의 좋은 점을 배우려고 했다는 것도 부가적으로 얻은 수익이었지요.
상대를 좀 더 이해하고자하고, 장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표현해 주는것.
저는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왔던 행동들이라 미처 알지 못했지만, 제가 채용 업무를 하는데 있어 또 다양한 고객, 동료들과 일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동료가 저의 강점이라며 콕 찍어 이야기해주고 나서야 제가 그것을 인지했던것 처럼, 또 알고나니 그 점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것처럼 저의 칭찬을 들은 누군가도 같은 마음이었겠지요. 네이밍이 주는 힘은 실로 엄청나서,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느끼면 그것을 사실로 믿게되고, 내가 집중하는 능력은 더 커지기 마련이니까요. 반대로 ‘난 이걸 못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작아지고 힘들게 느끼는것도 같은 이치겠지요.
이왕 제 장점을 자랑(?)한 김에 여러분께 칭찬하기의 팁을 좀 공유드릴까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을때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는 나에게로 와서
너도 그렇다. 꽃이 되었다….
나태주 – 풀꽃- 김춘수 –꽃- 중
이 두 시를 많이 들어보셨지요? 칭찬하기의 핵심이 이 시에 다 들어있어요. 1) 대상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2) 표현은 아끼지 말것!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갖고 대상을 바라보면 훨씬 많이 보입니다. 상대를 보려는 마음이 있어야, 무심코 지나칠 행동들도 보이고 기억하게 되거든요. 설레이는 연애 상대를 만났을때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는것처럼요:) 칭찬하실땐, “와, 오늘 옷 예쁘다”보다는 “너는 너한테 맞는 컬러와 핏을 참 잘 찾는것 같아. 눈썰미도 좋고, 연구도 많이 하나봐. 언제 나도 좀 조언해줘”처럼 결과 그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의 노력에 대해서 칭찬해주시면 더 좋습니다. “이번 달 세일즈 결과가 정말 좋네요. 고생했어요”도 좋지만, “역시 경험 많은 분이라 마켓이 어려워질걸 알고 미리미리 준비하더니, 이번달도 결과가 좋네요. 고객들이 신뢰하니까 힘들때에도 A님에게는 비즈니스를 맡기는것 같아요.”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한다면 정말 그 만을 위한 칭찬이 되잖아요.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는 의미도 있고요. 칭찬을 듣고 “정말? 내가?”라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상대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칭찬할 수 있다면 놀라움과 감동은 두배가 될거에요.
여러분이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세요? 칭찬에 목마르신가요?:) 저에게 연락주세요. 제 강점을 발휘하여, 여러분의 강점을 찾아드릴게요! 우리 서로의 아름다운 꽃 이름을 찾아봐요! 🙂
Be Wodian,
Ji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