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Yein 이라고 합니다. 추석 연휴에 레터를 통해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주로 청소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던 저는 2년 전 워디랩스를 만나 파트너로 관계를 이어오다, 올 여름 특성화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커리어업스쿨을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로 10대-20대 학생들과 강의를 많이 진행하는데요, ‘나의 일을 내가 디자인 하는 법’을 배우는 ‘워크디자인’은 직장경험이 있는 어른들에게만 통하는 이야기는 아닌 듯 합니다. 청소년에게 워크디자인을 가르치는 일은 특별한 즐거움과 도전이 있습니다. 일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 어렵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다양하게 상상해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꽤 난이도가 높습니다. 처음 교실을 들어가면 학생들은 멀뚱멀뚱한 눈으로 ‘저 사람은 누구지?’라는 눈빛을 보냅니다. 그들에게 저는 외부인일 뿐이죠. 그리고 제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그 자리에서 온몸으로 바로 보여줍니다. 재미가 없으면 바로 엎드려서 자거나 스마트폰을 꺼내지요. 좋게 말하면 솔직하고 나쁘게 말하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저에게 집중해주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소통을 이끌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다양한 유형의 학생들을 많이 만난 경험 덕분에, 그런 까다로운 고객이 나에게 집중하게 만들고, 소통을 이끌어내는 저만의 스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 스킬은 실제 강의 이외의 실제 제가 비즈니스 관계에서 마주한 분들과의 소통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가장 먼저 사용하는 저만의 스킬은 ‘철저한 페르소나의 분석’입니다. 강의를 하다 보면, 같은 학교의 같은 학년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A반, B반, C반의 분위기가 전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지만, 상대가 열렬하게 맞아주느냐, 냉정하게 대하느냐에 따라 저도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최대한의 정보로 학생들을 파악하고자 노력합니다. 하나의 페르소나로 규정할 수 없기 때문에, 만나기 전에 다양한 모습을 상상해보고 그 앞에서 소통하는 저도 시뮬레이션 해봅니다. 그렇게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어떤 상황에서 어떤 학생이 나타난다고 해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두번째로 깊이 생각하는 것은 ‘상대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입니다. 올해 봄, 한 달 동안 한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첫 강의를 준비하며, 제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모두 빠짐없이 잘 전달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가득 있었고, 그렇게 강의한 결과 처참히 실패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준비한 내용의 5%도 학생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날 밤, 실패의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학생들을 위한 강의가 아닌 제가 전달하고 싶은 강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통을 한다면서 일방적으로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으니,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 날 이후, 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와 함께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고민하며 균형 잡힌 콘텐츠로 소통하기를 애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통에서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비언어적 하트’입니다. 의사소통에서 제 입으로 전달 되는 말 이외의 비언어적 요소들, 즉 눈빛, 몸짓, 손짓, 톤, 억양 등등을 통해 애정어린 저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들을 대하는 저의 마음이라는 것을 강의를 하면서 많이 배웁니다. 결국 진심은 통한다면, 제가 어떤 진심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매번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이런 저만의 소통 스킬은 파트너와 미팅을 할 때, 팀원과 조율을 할 때, 고객사와 협상을 할 때 등등의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교육장면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맛보며 저만의 스킬은 더욱 레벨업되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혹시 알고 계시는 여러분만의 소통의 꿀팁이 있으시다면, 저에게도 나누어 주시기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
둥근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편안한 추석연휴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Be Wodian
Y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