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5월이지만, 완연했던 봄기운은 물러가고 어느새 한낮에는 뜨거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여름의 초입에 서있는 요즘, 워디레터 독자분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요?
워디랩스 팀은 한국과 싱가포르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일하며 분주한 봄을 보내고, 또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맡아 동시에 진행되는 덕분인데요, 한 편으로는 팀원들이 한 곳에 얼굴을 맞대고 앉아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지만, 마치 어벤저스의 캐릭터들이 각자의 세계에서 활약을 펼치듯이 주어진 미션들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긴밀하게 소통은 하고 있지만, 레터를 쓰고 있는 저도 팀원들의 얼굴을 본 지는 2주가 되어 가는 듯하네요.(워디 랩스가 해 나가고 있는 큰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다른 레터를 통해 하나씩 상세하게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이렇게 분주하게 보내는 나날일수록 워디랩스에서는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Reflection’입니다. 사전적으로는 반사되어 거울에 비친 상이라는 뜻이지만, 어딘가로 가기 위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지 ‘점검’하고 ‘성찰’하는 의미로도 사용합니다.
조직 차원에서의 점검은 자주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의외로 ‘나의 점검’은 중요성을 알면서도 지나치기 쉬운 것 같습니다. 오늘은 독자 여러분들과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나 점검’ 방법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지난 3월 ‘Authentic Life, 진짜 내 인생’의 주제로 워디라운지에서도 소개하기도 했던 이 툴은 ‘어떻게 나로 살 것인가’에서 로렐 헨델 젠더가 제안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뉴욕 타임스, 포브스, BBC 와 같은 기업, 배우 휴 잭맨 등을 성공적으로 코칭해 온 저자는, MIT에 ‘Design your life’ 과목을 개설하여 13년 동안 최고의 인기 수업으로 자리 잡는 등,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라이프 코치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헨델 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녀는 첫 번째 저서인 이 책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더 나은 나를 위한 방향성을 잡기 위해, 가장 먼저 삶을 12 영역으로 나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각각의 영역별로 이상적이라고 생각되는 상태를 떠올려 보시고, 그렇다면 현재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0~10점 사이의 점수를 주관적으로 매겨보시면 됩니다. 삶의 12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신: 당신 자신, 성격의 특징, 습관에 대한 생각
2. 신체: 건강, 체중, 외모
3. 사랑: 연애, 결혼, 성적 만족도, 로맨스
4. 정신: 정신적 균형과 건강
5. 커리어: 사업, 일, 학교생활
6. 돈: 수입, 저축, 대출, 자산관리
7. 시간: 할 일, 모든 것과 관련된 시간, 시간관리
8. 가정: 당신이 사는 곳, 당신의 공간
9. 가족: 직계 가족과의 관계, 사촌이나 배우자의 가족들, 육아
10. 친구: 오랜 친구, 새로 사귄 친구
11. 재미와 모험: 취미생활, 여가, 휴가, 부가활동
12. 공동체와 기여: 공동체를 위한 활동
12가지 영역 중에서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있으신지요? 혹은 특별히 부족하거나 가슴 아픈 부분은 있으신지요?
저자는 점수가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만족도를 방해한다고 설명합니다. 영역을 나누기는 했지만,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은 서로 아주 긴밀하게 얽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낮은 영역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과 시도를 ‘나 자신과의 약속’으로 구체적 내용으로 정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약속을 지켰을 때는 상을, 어겼을 때에는 스스로 정한 벌을 주도록 제안합니다.(예를 들어 벌칙으로는 하루 동안 커피 못 마시기, 저녁에 스마트폰 못 보기 등, 본인에게는 치명적인 벌이어야 합니다.)
로렌 헨델 젠더는 보통 사람들은 남들에게는 아낌없이 배려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최근 또 다른 책인’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조던 B. 피터슨의 2번째 법칙인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의 맥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나 자신을 제대로 보살핀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까? 어떤 일을 해야 과감하게 도전하고, 신나게 일하며, 세상에 도움을 주고, 기꺼이 책임을 지며,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시간을 어떻게 써야 더 건강해지고 더 많이 배울 수 있을까?’ 조던 B. 피터슨은 이상적인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이렇게 질문해보라고 권합니다. 그래야 내가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고, 그 방향성 안에서 좀 더 나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 모처럼만에 다이어리를 챙겨서 동네 카페로 나가서 좋아하는 펜으로 제 삶의 영역의 만족도를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를 잘 보살피고 있는지, 나와 약속을 정하고 상과 벌을 정해야 할 영역은 없는지 써 볼 예정입니다.
아침저녁으로는 기분 좋게 꽃향을 머금은 바람이 부는 5월 중간, 독자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쉼표를 찍어보시는 건 어떠실지요? 그리고 다시 만날 새로운 한 주를 위해 즐거운 에너지를 꽉 채우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Be Wodian,
El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