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한 공간에서 셋틀인이 끝나고 이제 ‘일상’ 이라는 단어를 써도 좋을 만큼 잔잔한 하루를 만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빵을 굽고 그사이 아이에게 먹일 달걀을 준비하며 평범한 아침을 보낸지 이제 한 이주 정도가 지났네요. 작년 12월 부터 올해 3월 말까지 한 4개월 동안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채 짐을 싸고 다시 풀고 또 다시 짐을 싸는 방랑자 가족으로 지내다가, 그렇게 바라던 ‘안정의 시기’에 들어오니 사실 아직도 조금 꿈 같기도 합니다.
생활이 안정이 되어가니 누구의 아내로, 누구의 엄마로 살았던 시간에서 다시 저를 꺼내 다시 만나보고 있어요. 오랜 출산휴가를 마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하는 마음처럼 어딘가 어색하지만 설레이기도 하고요. 가방 구석에 넣어두었던 묵직한 다이어리도 다시 꺼내어 올해 남은 날짜들이 찍힌 종이를 보니 정말 시간으로 만든 재화처럼 한장 한장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시간은 과거-현재-미래의 3단면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 우리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부분은 ‘오늘’ 뿐이니까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오늘을 해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나누어 볼까 합니다.
방법 1. 나는 어떤 유형/선호를 가진 사람인지 먼저 질문해 보기
한 십년전쯤 (아니면 더 오래전에)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한동안 유행이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생산성을 높이고 새벽의 고요한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내자! 라는 것이 그 책의 주요 요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많은 사람들이 그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알람을 셋팅하고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동참하기 시작했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몇몇 회사들은 일괄적으로 ‘일찍 출근하는 것’을 권장하거나 강제로 기업문화를 만들어 지시하기도 했어요. 그런 문화가 모두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정말 그런 ‘오늘’을 가지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했을까요? 사람마다 집중 할 수 있는 시간, 음미하기 좋은 시간,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다 다르므로, 어떤 오늘을 만나고 싶은지 궁금하다면 먼저 ‘내가 어떤 유형/선호를 가진 사람’ 인지를 질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시간을 일상에 껴넣을때도 마찬가지지요. 출근전, 후, 자기 전, 혹은 점심 시간의 활용등 ‘같은 운동’을 한다고 해도 환경과 스스로의 에너지와 맞는 시간이 우리 모두 다르니 ‘나에게 맞는’ 접근 방법이 제일 중요합니다. 남들이 어떤 것들을 하는지는 간단히 조사만 하시고, 진짜 깊은 대화는 ‘나와 함께’ 해보는 거예요.
방법 2. ‘왜 이것이 오늘을 이루는데 중요한가?’ 답 찾아보기
습관과 루틴은 오늘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것이 아무생각 없는 행동의 반복은 아닌지 가끔 질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오늘의 행동이 내일의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면, ‘영혼없는 반복적 행동’이 내 일상을 이루고 있지는 않나 반추해 보게 되지요. 우리의 뇌는 일상의 탈출을 사실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어색하고 부담스러워 하기에 우리는 그런 뇌의 지배를 받아 변화를 두려워 하고 일상을 그대로 지키기를 원하지요. 커피를 좋아하지만 너무 습관처럼 과다 복용(?) 하지 않는지, 소셜 미디어를 너무 자주 혹은 오래동안 보고 있지는 않은지 – 자꾸 물어보는 거예요. 이런 시간들이 오늘을 쌓아나가는데 중요한가 아니면 오늘을 기억나지 않는 그저 빈공간, 빈시간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 말이지요.
방법 3. 미래를 끌어다가 원하는 오늘에 주입해 보기
오늘을 알차게 쓰고 있다는 것은 오늘의 땀이 내일의 거름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소중한 시간을 ‘내가 바라는 그 희망이나 꿈’을 가지기 위해 충분히 쓰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그럼 어떻게 ‘오늘을 알차게 쓰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을까요? 그것을 저는 ‘미래를 끌어와 오늘에 주입해 보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예전에 이런 교육일을 전혀 하기 전에 ‘강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어디서 그런 기술을 배워야 하는지 전혀 모를때, 제가 했던 방법이기도 한데요. 일주일에 한번은, 적어도 한두시간은 ‘탁월한 강사’가 미리 (이미) 되어 그런 전문가가 할법한 일들을 오늘 해보는 거예요. 상상력을 동원해 (강의 제의도 전혀 없지만) 강의를 준비하고, (강의를 들어줄 청중도 없지만) 거울 앞에서 강사로써 소개를 하고, (콜라볼 할 동료도 없지만) 파트너를 만나면 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소개를 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이런 연습 덕분이었을까요? 제가 강의를 처음 했던 2011년에 실제 한 은행의 전사그룹 교육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큰 무리없이 잘 진행했었습니다. 물론 서툴고 실수도 많았지만, 교육생들은 제가 실제 강의를 시작한지 몇달 안된 새내기 강사라는 것을 아마 잘 모르셨을거예요. ^^ 미래를 끌어다 오늘에 넣어보는 것은 특히나 제가 커리어 코칭을 할때 꼭 권유하는 방법중 하나고 가장 강력한 커리어 전환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올 봄, 한번 꼭 해보세요.
오늘을 잘 쓰고 있는가, 2019년 이 봄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질문하는 분들에게 오늘의 글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하루를 소중히 쓰고 그 안에서 희망의 박동을 느끼는 오늘이 되시길 기도해요.
Be wodian,
Jasm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