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6월의 마지막 주말, 워디 독자 분들은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집안 대청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반년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구석구석 묵은 때를 치우고 닦아보려고 합니다. 독자 분들은 올 상반기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혹시 올 초에 경력 개발을 목표로 두셨던 독자 분들은 계시는지요? 오늘은 경력개발에 대한 워디랩스의 아이디어를 독자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경력개발의 오류
많은 분들이 ‘경력 개발’ 또는 ‘커리어 개발’이라는 말은 흔히들 듣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워디독자분들은 이 키워드를 들으시면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요? 누군가는 열심히 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누군가는 잘하지 못하고 있어 스트레스받는 것으로 다가오기도 할 것 같습니다. 경력 또는 커리어는 지금까지 내가 일로서 걸어온 길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짧게는 몇 달부터 길게는 수십 년까지, 나의 일의 족적들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경력이라는 말 뒤에 붙어있는 ‘개발’이라는 키워드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것은 마치 업그레이드하듯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는 것, 무언가 착착 쌓아져있어야 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나의 일의 역사 속에서 쌓아온 것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레벨업 해오지 못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을 때 이 경력 개발이라는 말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력은 과연 ‘개발’ 될 수 있는 것일까요?
물론 나의 일이 매번 레벨업해가는 경험을 해오신 분도 많이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과연 경력이라는 것이 착착 쌓아져가기만 할 수 있는지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건설, 광고, 출판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가 각기 너무 다르다 보니 새로운 업계에서 일을 할 때마다 그 전 경력을 스스로 부정하고 ‘잃어버린 몇 년’으로 네이밍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는 잘 못 해왔다, 쌓인 게 없다’라는 자책이 맞닥드리는 일에도 영향을 미쳐서, 일터에서의 제 마음을 더 작게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경력개발 vs 워크디자인
하지만 경력은 직선으로 쌓여 올라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 내 부서 이동, 퇴사, 회사의 폭망, 또는 기술, 정책, 업계의 변화, 세계정세 등에 따라 매일같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지금까지의 나의 경력이 제로로 돌아가는 경험은 비일비재합니다. 오히려 나의 경력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지금 잘 쌓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평생 지금과 같은 속도와 크기로 나아가기만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다이내믹 속에서 경력은 개발되어야만 한다는 전제는 오히려 경력자의 발목을 잡습니다. 그래서 워디랩스는 일은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일을 디자인하다
마쓰다 무네야키는 그의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모든 디자인의 공통적 특성은 ‘상황과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해 내는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주체성을 가지고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나만의 방법을 시도 해나가 보는 것, 이것이 경력은 디자인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디자인의 방법은 선형적입니다. 직선이어도 되고, 구불구불해도, 삐쭉삐쭉해도 되며, 잘 못 그렸을 때에는 지우고 다시 그려도 됩니다. 계단에서 미끄러져 내려왔으면 옆의 다른 에스컬레이터로 건너 타도, 배를 타고 건너가도,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됩니다. 다양한 업계에서의 경험이 오히려 종합 선물세트처럼 펼칠 수 있었던 저처럼, 디자인이라는 방법 안에서는 스스로 자유롭게 시도하고 실패하고 배워나갈 수 있습니다. 정오답이 있는 시험이 아닌, 새롭게 시도해보는 스스로의 실험이 개인의 워크 디자인을 도울 수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워크디자인을 위한 기술, 용기
그렇다면 일을 잘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이 필요할까요? 워크디자인을 주저하게 만드는 마음의 부담을 어떻게 하면 덜어낼 수 있을까요?
이와 관련하여 7월 워디 라운지에서 ‘용기의 기술’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용기가 필요하신 분, 나에게 필요한 용기를 배워보고 싶으신 분, 용기라는 키워드가 마음에 들어오신 분들을 모두 환영합니다. 많은 분들과 워디랩스가 이야기하는 ‘용기’에 대해 나누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럼 용기 내신 많은 분들과 7월 25일 라운지에서 뵙기 바라며, 다음 레터로 찾아뵐게요.
지난 반 년의 먼지는 훌훌 터시고 새로운 반 년을 맞을 준비 잘하시는 이번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Be Wodian,
Ellie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