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제 몇 주 후면 두돌이 됩니다. 작년 첫 돌에, 아장 아장 걷기만 했던 꼬마가 이제는 제법 많이 컸습니다. 엄마, 아빠만 겨우 하던 아이가 이제 조금씩 문장도 만들어 냅니다. 대부분 ‘내거야, 내가 할거야’ 수준의 이야기 이지만, 누워서 우유만 먹던 2년전에 비하면 기적과 같은 일이지요.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딘가 늘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하루를 마감하고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면 신기하게도 행복했던 시간만 기억이 납니다.
저녁 먹을때 접시 위에 있는 당근을 내 입에 넣어 주면 웃던 얼굴, 어린이집에서 픽업 할때 뛰어 나와 나를 힘껏 안아주던 모습, 목욕을 시키고 품 안에 앉고 동화책을 읽어주며 하루를 마감하는 평온함까지.. 이런 경험과 감정은, 엄마가 되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세계이지요.
가끔씩 남편과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의 양육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교육의 방식, 학교의 선택 같은 부분에서 서로의 의견이 미세하게 다른 점도 있지만 남편과 제가 절대적으로 완벽하게 동의하는 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이의 온전함’을 지켜주는 부모가 되주기 입니다.
아이가 태어나 자라는 것을 보니, 온전함이란 어떤 조건과 결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나며 자동적으로 부려받은 권리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성취해서, 달성해서 온전해 지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모두는 다 온전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부모의 역할이란, 아이가 가진 이 특별한 온전함을 잘 보존 할 수 있도록 돌봐 주어야 한다는 것도요.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똑 같이 저를 돌보겠다고도 다짐했습니다. 저는 저에게 그리 관대한 편이 아니니, 더더욱 ‘나의 온전함’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지난 주 뉴스레터에 소개드렸던 그 책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할까요? 폭염이 꺾인 선선한 주말에 읽기 좋은 책이랍니다. 저자가 써놓은 열가지 신념들을 읽어보며 스스로를 비추어 보기도 좋고요. 스스로의 온전함을 믿고 자신을 충분히 사랑해 주는 법에 대해서 새롭게 배워 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든지 그 마음의 동기와 방향이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온전함을 알아가기 위해 하는 것이길 바랍니다. 낯설은 기회 앞에서 용기가 나지 않을때 자신의 온전함을 믿고 한발짝을 뗄 수 있기를 기도하고요. 시끄럽고 복잡한 환경에서 조용하고 단순한, 자신의 진짜 자리를 찾을때 굳게 믿는 나침반의 방향이 아이의 온건함에서 나오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곁에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저를 보며 작게라도 배울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새로운 챕터 앞에서 다시 용기를 내야 하는 저에게 쓰는 이 메일이, 다른 분들의 마음에도 같이 전해지길 바래봅니다.
가을이 성큼 오듯, 시간에 따라 영글고 단단해지는 온전함으로 우뚝 서시길 응원합니다! 🙂
Be Wodian,
Jasm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