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주에 이어 다시 쟈스민입니다. 지난 한주, 잘 지내셨는지요?
한국의 시끌벅적했던 선거도 끝나고, 그 사이 다행히 확진자 수도 조금씩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요? 학교에서 강의를 준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제 5월 정도면 학생들을 교실에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아직도 이웃과 차 한잔을 하기가 힘든 저로써는 이러한 변화가 부럽기도, 기쁘기도 합니다. 어서 싱가포르도 한국과 같은 안정세를 보였으면 좋겠어요.
오늘의 협상 이야기를 하기 전에, 탈무드에 나오는 것 같은 지혜로운 동화 한편을 읽어볼까요? 이 내용이 여러분의 일상과 연관이 어떻게 있는지 같이 생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세명의 아들을 둔 한 노인이 17마리의 낙타와 함께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 유언 바로 아래와 같았다.
“첫째 아들에게는 낙타의 반을 남기고, 둘째 아들에게는 낙타의 1/3을 남기며, 막내 아들에게는 낙타의 1/9을 남긴다.”
세 아들은 고민에 빠졌다. 17을 반으로 나누어 지지도 않고, 3으로도, 9로도 나누어 지지 않기 때문이다. 형제들은 자기끼리 낙타를 나누어 가지는 협상에 실패를 했고, 옆 동네의 현명한 노파를 찾아가기로 했다. 이 노파는 오랜 시간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돌아와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자네들이 원한다면 내 낙타를 가지고 가도 되네”
이제 형제들에게는 18마리의 낙타가 생겼다. 첫째 아들은 18마리의 절반인 9마리를 가졌고 둘째 아들은 18마리인 1/3인 6마리를 막내 아들은 1/9인 2마리를 가졌다. 그리고 나니 낙타가 1마리가 남았다. 형제들은 그 낙타를 현명한 노파에게 다시 돌려줬다.
어떤가요? 노파의 현답에 ‘아! 멋진 할머니시네!’ 라는 감탄이 나오지 않나요? ^^
사실 이 대화는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유리 교수가 쓰는 민족 분쟁의 해결책이라고 합니다. 17마리의 낙타로 협상을 하려고 할때는 절대로 아버지의 유언대로 낙타를 나누어 가질 수가 없지요. 문제를 풀 수 없는 교착 상황에 빠지면 그 상황에서는 ‘더 열심히 그 문제를 파고 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문제를 다르게 보고 해결점을 외부에서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 독립을 하고 프리랜서로 전향한 친구에게서 한달 전쯤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는 다음과 같아요.
“한 컨설팅 업무를 맡게 되어 일을 시작했는데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결국 급하게 다른 프리랜서 파트너를 고용하게 되었고 7:3 정도의 비율로 컨설팅 비를 나누겠다고 합의를 했다. 두달 정도 일을 했는데 파트너가 계약과는 다르게 3의 비율이 그에게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일의 크기를 생각하면 3정도가 적당한 수준이고 너무 낮지도 높지도 않다고 생각을 한다. 아직 몇달간 함께 더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더 요구’하는 파트너와 함께 어떻게 일할 수 있는가?”
빈정 상한 친구의 마음을 일단 조금 풀어주긴 했지만 딱히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더군요. 앞뒤 사정을 정확히 알수 없고 (제 친구는 3이 정당하다고 하지만 그건 오롯이 그의 의견이지 정말 ‘어디까지 정당’한지까지는 제가 알수 없죠) 계약의 세부사항이나 파트너의 성격까지 알지 못하므로 제가 따로 조언이나 아이디어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가 이 18번째 낙타 이야기를 해주긴 했어요.
“음…둘이서 안 풀린다면 아마도 너에게 18번째 낙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리고 2주 뒤 쯤 그 친구가 다시 문자를 보내줬어요. 저의 낙타 이야기(?)에 힌트를 얻어 아르바이트 생을 고용했다고요. 잡무가 자연히 그 프리랜서 파트너에게 몰릴 수 밖에 없어서 불필요하게 야근을 반복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결국 둘은 공동의 비용으로 아르바이트를 쓰기로 했고, 그 비용 역시도 7:3으로 나누기로 했다고 하네요. 제 친구가 70%를 그 파트너가 30%의 비용을 내는 것으로요. 파트너는 다시 평정심을 찾고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일을 해냈고, 제 친구도 그 둘의 도움으로 무사히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는 중이라고요. 아직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는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일이 모두 완성되면 작은 보너스를 지급할 생각까지 가지고 있다고 했어요. 정말 다행이죠? 🙂
A-B간의 협상을 생각할때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질문해 보면 어떨까요?
‘혹시 나에게 지금 필요한건 18번째 낙타가 아닐까? 문제의 해결점을 새로운 아이디어로 만들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서로의 마음을 할퀴지 않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을까?’
한국의 봄처럼, 어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어 여러분의 일에도 협상할 일이 많아지길(!).
오늘의 이야기가 작게라도 도움이 되길 빌어요.
그럼 저는 다음주에 다시 돌아올게요!
Be wodian,
Jasmine